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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시론] 한·미 FTA 재협상 요구를 보는 눈
작성자 고영회 번호 557 작성일 2017-09-04 조회수 32

- 현재의 양국 협정 내용 한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아
- 협상 전문성 높이고 전략 세워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 도출해야
- 수동적 방어 전략보다 적극적·능동적 자세가 중요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이를 논의하려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가 그제 서울에서 열렸다. 개정 협상에 들어가자는 미국의 제안에 우리는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고, 주장이 맞서면서 합의하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다고 한다. 나는 처음 한·미 FTA협상을 할 때 지식재산권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이번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나라 사이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협상 방식에는 다자협상과 양자협상이 있다. 다자협상은 협상에 참여한 나라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 참여하는 각국이 각자 요구 사항을 내고 이들을 조율하여 한꺼번에 타결한다. 다자협상은 협상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타결이 쉽지 않지만 힘이 약한 나라는 자기 목소리를 반영하기 쉽다.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시작됐던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협정이 대표적 다자협상이었다. 양자협상은 두 나라 사이에 현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진행이 빠르지만 힘센 나라의 목소리가 작용하기 쉽다. 힘이 센 쪽이 몰아붙이면 힘이 약한 쪽은 불이익을 받지만 도리 없이 밀리는 구조다. 한·미협상은 양자 협상이다.

힘센 상대와 협상을 벌일 때 유리하게 협상하긴 어렵다. 약자는 동등한 선까지는 타협할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힘과 협상 전문성을 생각할 때 한·미 FTA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협상한 것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정보·조직·배후 단체들 등 여러 면에서 막강한데, 우리는 순환보직으로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등 축적된 정보·논리·전문성에서 맞수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민간에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보가 없었다. 알고 싶어도 정부는 협상 규칙이라면서 주지 않았다. 정부 담당자는 민간 전문가나 배후 단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 우리가 공격적으로 요구 사항을 얻어내기 어려웠고, 미국의 요구를 방어하기에 바빴을 것이다. 협상 타결 뒤 설명회에서 "상대가 몇 개를 요구했는데 우리가 노력하여 몇 개를 막았다"는 것을 자랑하는 자리로 보였으니, 현재 협정이 객관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재협상하더라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재협상을 현재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는 발상전환이 중요하다. 현 협정의 총체가 우리에게 더 유리한 협정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앞으로 제대로 준비하여 재협상한다면 꼭 불리하다 할 수 없겠다.

우리는 상대가 요구하는 의제만 협상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전체를 다시 협상 의제로 올려야 할 것이다. 협상에서는 정보와 협상을 담당하는 조직과 협상자의 전문 능력이 중요하다. 우리의 협상 능력을 높이고 어떻게 전략을 짤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우리는 한·미 문제에 관심이 많다. 한·미 협상 때에는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시끄러웠지만, 유럽연합(EU)과 협상할 때에는 조용했다. 경제 규모에서 미국에 못지 않은데, 미국과의 협상 때와는 달리 별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특히 직접 의제는 아니더라도 협정으로 인해 생각하지 않았던 시장을 열게 될 위험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법률시장 개방 협상에서 미국이 제안한 의제(offer)에 '변리사 시장개방'이 있었다. 미국이 중간에 슬그머니 뺐기에 협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 변리사법에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주는 제도' 때문에 변리사 시장을 간접적으로 개방하는 결과가 됐다. 우리 변리사는 미국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미국은 한·미 합작 법무법인에서 우리나라 변리사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버렸다. 늦었지만 연결고리인 '변리사 자동자격제'를 당장 없애야 한다.

미국이 국제 신의를 깨면서 재협상을 요구했다. 어쩌랴. 지혜를 모아 대응하는 수밖에.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책임자는 자신 스스로 다 알고, 혼자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 나중에 협상 성과 설명회를 할 때, "저쪽이 몇 개 요구했는데 몇 개 막았다"가 아니라 "우리가 몇 개 요구해서 몇 개 가져왔다"로 자랑할 수 있도록 적극적·능동적 준비 자세를 갖추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2&aid=000073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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