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회 대한변리사회 회장, 변리사 특허소송 대리권 확보에 힘쓸 것
작성자 관리자 번호 작성일 2014-03-13 조회수 1364

지난 1999년 수원지방법원의 한 법정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피뢰기(선로 ·전기기기 등을 이상전압으로부터 보호하는 장치) 특허 침해를 둘러싼 민사 소송에서 피고측 대리인으로 변호사가 아닌 변리사가 출석하자 재판부가 문제 삼은 것이었다. 해당 변리사는 "특허 사건에 대해서는 변리사가 소송을 대리할 수 있도록 변리사법이 규정하고 있는데 왜 대리권이 없느냐"며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변리사는 소송대리인으로 인정할 수 없으니 피고 대리인이 불출석한 것으로 처리하겠다. 다음 기일에 변호사로 대리인을 선임해 다시 참석하라"는 말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변리사는 재판부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었지만 더 소란을 피운다면 의뢰인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순순히 물러났다. 대신 의뢰인이 직접 변론을 진행하고 자신이 뒤에서 일을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당시 법정에 섰던 변리사는 자신을 바라보던 재판부의 표정에서 깊은 모멸감을 느꼈고 판결문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던 사실이 너무나도 분했다. 그는 씁쓸했던 기억을 되씹으며 15년이 넘도록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쟁취하기 위해 다각도로 싸웠다. 언론 등을 통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물론 기회가 될 때마다 소송대리인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며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달 21일 선거에서 대한변리사회 37대 회장으로 선출된 고영회(56·사진)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의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리사회 회관에서 만난 고 신임회장은 "변리사들의 가장 큰 숙제인 소송대리권과 자동자격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모범답안이 나와 있지만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내가 해 온 행동들을 봤을 때 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행동력과 실천력을 내가 가지고 있다고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료들의 기대는 크다. 변리사라는 직업에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언론, 정부기관, 기업 등을 통한 외부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그가 회장으로 선출된 만큼 변리사들의 목소리에 여느 때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는 것이다.

고 회장 역시 이 같은 기대에 최선을 다해 보답할 계획이다. 그는 무엇보다 변리사의 사회적 위상을 높여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 회장은 "기술과 법률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변리사는 지식재산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라며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시점에서 최고 전문가인 변리사들이 당당하게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일할 수 있으면 결국 과학기술에 대한 대우로까지 이어져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변리사들의 자존심을 구기는 제도들만 범람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불만이다.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변리사들이 소송대리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 회장은 "많은 특허침해 소송의 경우 실제 일은 변리사들이 하고 변호사들은 대리인으로 이름만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지식재산에 대한 최고 전문가들인 변리사들에게 특허 침해 소송을 대리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국가 지식재산위원회가 발표한 특허변호사 제도도 같은 맥락이다. 고 회장은 "기술과 법률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라는 제도가 이미 있는데 특허변호사 제도라는 것을 새로이 도입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특허변호사 제도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변리사 제도를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립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변리사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자동자격제도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그는 "등록된 변리사가 7,200여명인데 이 가운데 자동 자격자가 4,000여명이 넘는다"며 "지식재산에 대해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은 이름만 '변리사'들이 범람하는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고객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발명이나 기술 개발은 어떤 이가 평생을 바쳐 개발하는 것들인데 대리인들이 잘못하면 평생의 역작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되살릴 방도조차 없다"며 "할 수도 없는 일에 대해 자동자격이라며 받아놓는 이런 형태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지난해 특허청이 변호사 자동자격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국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고 회장은 "법안 개정을 위해서는 법무부와 법제처, 국회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여러 단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법조계가 쳐놓은 울타리가 워낙 공고해 힘겹긴 하지만 사회적 인정을 받는 등의 여러 방법을 통해 이뤄내고야 말겠다"고 말했다.

●고영회 회장은

△1958년 경남 진주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제32회 변리사 시험 합격 △1998년 서울대 건축학 석사 △2001년 특허청 신지식 특허인 수상 △2002년 특허청장 지식재산발전 유공 표창 △2002~2005 대한기술사회 회장 △2010~2012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 △현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원 전문심리위원, 조달청 우수제품 심사위원, 세종과학포럼 상임대표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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